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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벗어난 소년은 마을을 둘러싼 울타리를 지났다. 짧은 발걸음으로 시작된 이동은 해가 반쯤 모습을 감출 때까지 계속되었다.
“연아가 기다리겠어. 얼른 가야지.”
작은 주먹에 꼭 움켜쥔 만두는 이미 따뜻한 기운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걸음을 옮기는 아진의 표정은 오히려 밝아졌다.
정겨운 물소리가 들린다. 돌에 부서지는 냇물의 화음이 마음의 짐을 녹이면, 노을에 실린 반짝임이 시원한 곡조로 태어난다.
그 위에 걸쳐진 조잡한 다리는 아진의 힘든 하루가 끝났음을 알렸다. 저 다리만 건너면 이제는 동생과 아버지가 기다리는 집에 닿을 수 있었다.
“오늘도 계시네요.”
아진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밝았다. 다리에 올라선 소년은 개천을 내려다보는 노파의 등 뒤에 섰다.
“곧 해가 질 테니 이제 들어가세요. 찬바람은 좋지 않아요.”
아진은 다시 한 번 노파를 설득했다. 하지만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오늘은 산에서 나무를 하다가 토끼를 봤어요. 귀가 이렇게 크고 무지 귀여웠어요.”
대답 없는 노파를 향해 목적도 없는 하루 일과를 늘어놓았다. 대답이 없음을 알면서도 아진의 말은 멈추지 않았다.
쭈그리고 앉아 개천을 바라보는 노파의 얼굴은 주름으로 가득했다. 얼굴을 뒤덮은 검버섯은 고약한 심보를 대변했고 너덜너덜한 옷가지가 보는 이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하지만 아진은 노파를 보며 밝게 웃었다.
“오늘도 말하지 않을 건가요? 알았어요. 그럼 내일 다시 올게요.”
자신을 철저히 무시하는 노파에게 아진은 깍듯한 인사로 대신했다. 벌써 일 년째 계속되는 행동이지만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았다. 그냥 인사를 건네고 아무런 대답이 없으면 마지막 인사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이제 스스로의 업을 청산할 때가 되었구나.’
아진이 사라진 초라한 다리.
지금까지 아무런 움직임이 없던 노파가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고약한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게 노파의 안광은 깊은 슬픔을 발했다.

한편, 노파를 떠난 아진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졌다.
짙은 어둠이 어슴푸레 대지를 감싸는 시간이 되자 길었던 아진의 이동도 끝났다.
“연아!”
숲 아래 위치한 초라한 집터.
조잡한 울타리에 폐가와 다름없는 집이지만 아진에게는 가장 편안한 휴식처였다. 누군가 버리고 간 집이지만 하나뿐인 여동생과 아버지가 기다리는 따뜻한 가정이었다.
“오빠!”
아진의 밝은 목소리에 기쁨의 탄성이 화답한다. 힘들고 지친 남매에게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
오빠를 발견하고 쪼르르 달려오는 아이는 이제 겨우 일곱 살밖에 되지 않았다. 소녀 특유의 치기와 천진난만한 웃음이 제법 귀여운 외모였다.
“연아. 별일 없었지?”
“응. 헤헤헤.”
소녀는 오빠의 가슴에 얼굴을 비볐다. 향기롭진 않지만 이렇게 느껴지는 오빠의 체취가 편안했다.
“오빠. 이거.”
여전히 얼굴을 비비던 소녀는 한 손을 내밀었다. 고사리 같은 작은 손에는 힘들게 꺾은 매화 한 송이가 들려있었다.
“음~~. 고마워.”
매화향기를 맡은 아진이 동생의 머리를 흩트렸다. 자신을 위해 매일 같이 꽃을 꺾어주는 동생이 고마웠기 때문이다.
연아는 오빠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이것뿐임을 알았다. 작은 소녀가 힘든 오빠에게 보내는 유일한 위로였다. 그것을 알고부터는 매일같이 꽃을 꺾었고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품에 안겨 꽃을 내미는 동생의 향기는 아진에게 가장 행복한 의식이었다.
“힝. 오빠 품이 또 작아졌어.”
“아니야. 연아가 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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