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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이렇게 했지만 황제는 자신의 위신이 무시당했다고 느꼈는지 언성이
높았다 낮았다를 반복.
어가친정 소식에도 몸을 사리는 중립귀족들이 생각나서인지 황제의 표정이
구겨졌다.
말이 중립이지 이들 역시 황제의 권위에 도전하는 존재.
치아레측이 만약에 경합에 지고도 지휘권을 인정 안한다면 경합을 제안한
황제의 권위에 손상이 갈 것이다.
치아레측이야 황제에게 막대한 뇌물을 처발라 사태를 무마 할 것이지만 그
렇게 되면 외국에서 온 용병단장을 볼 때마다 두고두고 체면이 깎인다.
치아레측이 이기게 황제가 모종의 손을 쓰기로 결심.
황제휘하의 외국인 용병대를 치아레측에 빌려줄 생각까지 한다.
그리고 언짢은 심기는 킬라를 향했다.
선물을 받고 성을 하사 할 때와는 분위기가 천양지차.
괜히 건 들였다, 후회가 막심한 킬라.

‘약점을 조금 건들였다고 바로 성질을 부리니....... 제국의 황제가 맞는
지?’

아이덴국왕의 과묵함이나 아밀국왕의 인자함과는 거리가 먼 통치자다.
성품을 오크와 바꾸었는지 저열했다. 괜히 비열한 황제라 불리는지 알만.

“그리고 제너럴 마스! 지휘권이 운이 좋아 그대에게 부여되었다 치고, 전
장에 당도하면 지휘관회의가 빈번할 터인데 그때도 검은 투구착용하고 회의
에 참석할 참인가? 아무도 그대의 진면목을 알지 못하는데 누가 그대가 진
짜 제너럴 마스인지 확인 할 것인가?”

올 것이 왔다.
실물의 공개를 종요하자 꺼려지는 킬라. 공개해도 보는 사람이 적은 장소
에서 공개 하고 싶었다.
중부와 거리가 있어 자신이 어디의 누구인지 바로 파악 못하더라도 시일이
지나면 알려지리라.
파견무관으로의 공무는 잊고 용력을 뽐내러 먼 서부까지 찾아온 막무가내
로.
하지만 결단이 필요했다.

‘에라. 까짓, 면상 좀 밝힌다고 닳을 소냐.’

킬라의 부재를 문제화 하려고 확인절차까지 거치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
요하다.
그리고 마당발인 거대상단 치아레측의 눈만 피하면 아이덴에 알려질 시기
를 대폭 늘릴 수 있다.
결심이 서자 처음 자리에서 서서히 걸어나오는 킬라.
근위기사들이 단상 앞을 급히 가로 막는다.
킬라의 손이 투구에 가자 황제가 손을 들어 근위기사를 제지했다.
근위기사들도 킬라에게서 살기가 느껴지지 않자 검대에서 손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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