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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후

킬라는 고의적인 주기장 난동으로 오너들 사이에서 왕따가 되었다.

기절할 정도로 뭉갰으니 킬라가 적응 중에 벌어진 일이라 변명해도 심증적
으로 고의성을 가지고 고참에게 엉기는 귀족가의 철부지로 판단하고 상대를
안했다.

중앙기사단 오너대부분이 몰락한 귀족이나 작위의 계승서열에서 밀리는 자
제들의 집합체라 신분상 우위인 백작가의 장자인 킬라를 은연중에 싫어했
다.

출세하려고 군무에 투신한 오너들이라 이미 벌써 자기소유 골램을 보유하면
서 영지전을 치렀다하니 골램운영에 대해서 충고하기도 꺼려졌다.

그리고 과년한 여기사들이 부유한 백작가의 장자에 관심을 기울이자 질투도
한몫했다.

게다가 영지전에서 골램의 성능이든 운이든 일곱기의 골램을 파괴했다고 하
니 주기장 난동을 따지며 고참의 군기 잡이를 핑계로 시비 붙이기가 꺼려졌
다.

나중에 꽁하니 있다가 시쳇말로 꼴리는 데로 쿠샨과 전투 중에 실수를 가장
해 밀쳐 버릴 수 도 있다.

즉 안면 익혀서 덕 볼일이 없는 동료로 각인 되었다.

그런 이유로 어떠한 동료도 못 사귀고 뚱순이를 이끌고 첫 보급임무를 나서
는

퉁 퉁

킬라의 뚱순이는 이공간마법진을 활성화 하려면 중급 마나석이 여섯 개 필
요했다.

하지만 다른 골램의 수리에 오래전에 차용되어 특유의 기동성을 살리지 못
하고 벌판을 터벅 터벅 거리며 이동 중이다.

당연히 뒤편으로 먼지를 가득 피워 댔다.

뚱순이 뒤를 군용수송마차들이 줄을 이어 골램이 피어놓은 먼지를 뒤집어쓰
며 따르고 있다.

마차를 모는 몰이꾼이나 보조병 모두 입을 수건으로 가리고 킬라를 따르는
중이다.

군의 수송부대라기보다는 노상강도 같은 복면무리로 보였다.

이들이 킬라가 맡은 마차 서른 대에 삼백명의 보조병으로 이루어진 ‘누더
기’ 수송 대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