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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명의 물음에 양기정이 말한다.

"본문의 제자들은 모두 현수처럼 각각의 자신들의 일들을 하고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 찾아오는 제자들도 있지만 1년에 몇 번씩은 정기적으로 모이도록 되어 있고 그때마다 서로 무예를 거루기도 하고 음식을 먹으면서 우애를 다지도록 한단다."

서기명은 고개를 끄떡였다.

* * *

아르센은 잠시 멍한 듯 서기명을 보고 있었다.

"이게 뭐예요?"

서기명 옆에는 자신의 짐이 들어가 있는 큰 가방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아르센의 앞으로 두터운 돈다발 서너 개를 내놓았다. 갑작스런 돈다발에 짐까지 싸든 서기명을 보며 아르센은 당황했다.

마렌 역시 그 옆에서 불안한 눈으로 서기명을 보고 있었다.

"찾은 사람을 찾아서 그리로 가기로 했어."

"뭐라고요? 왜 이렇게 갑자기…아니, 그런 말은 전혀 없었잖아요."

아르센이 다급하게 말했고 서기명은 담담한 음성으로 말했다.

"어차피 너희와 영원히 이렇게 살 수 없고 곧 마렌도 학교를 다니고 정상적인 생활을 해야 하잖아."

"그거랑 형이 떠나는 거랑 무슨 상관이에요?"

서기명은 빙긋 미소를 지었다.

"내가 하는 일은 네가 평범하게 지낼 수 없는 일이야. 미안하구나. 다급하게 결정이 났어."

"기명이형!"

"영원히 헤어지는 것도 아닌데 뭘 그래? 수원쪽으로 가니까 가끔 이곳에 올 거야. 이 근처에도 내 볼 일이 있거든. 마렌도 오빠 말 잘 듣고."

"가…가는 거예요? 어디로요?"

"멀리 안가. 가끔 놀려올 테니까 그때 모른 척 하지 말고."

서기명이 장난스레 말했지만 둘은 아무도 웃지 않았다. 하하 웃던 서기명은 천천히 웃음을 거두었다.

"지금 당장은 섭섭하겠지만 너희 둘을 위해서라면 이러는 편이 훨씬 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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