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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랑 내가 떡볶이 같이 먹을 나이냐?'

서기명은 목구멍 끝까지 나왔던 말을 삼키며 자신을 살피며 보는 마렌의 친구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 마렌이 아무것도 모르니까 같이 잘 지내주세요."

역시 저자세의 서기명이다. 마렌의 친구들은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고 서기명의 정체에 대해 무척이나 궁금한 듯한 표정이었으나 함부로 말하지 않았다.

그녀들 눈에 서기명은 제법 키가 크고 단단한 몸집에 부드러운 인상의 남자였다. 아주 잘생긴 편은 아니지만 사춘기 소녀들에게 있어 서기명의 첫인상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친구들은 은근히 마렌을 부러워하는 듯이 보았지만 마렌은 그러한 친구들의 눈치를 알아채지 못했다.

그녀들과 학교를 내려가려는 순간, 서기명이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교문쪽으로 돌아보았다.

'누나!?'

서기명은 교문을 천천히 나오는 두 명의 똑같은 얼굴의 여고생을 발견하고 외칠 뻔했다. 마렌이 입은 교복이 어디서 봤다 했더니 옛날 서기명의 누나들이 입었던 교복이었다.

그제야 누나들의 교복을 생각해낸 서기명은 자신의 바보스러움에 한심할 따름이었다.

"아저씨 왜요?"

"응? 아니야."

서기명은 고개를 돌렸고 그의 뒤쪽으로 서미연, 서미선 두 자매가 나란히 교문을 나섰다.

가족과의 재회 ( 10권 -16 )

.. 서기명은 고개를 돌렸고 그의 뒤쪽으로 서미연, 서미선 두 자매가 나란히 교문을 나섰다.

오랜만에 보는 누나지만 그가 아는 척을 한다고 그녀들이 자신을 알아볼 리 없을 것이다. 이럴 때는 아는 척을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한 서기명은 씁쓸한 얼굴로 몸을 돌렸다.

부릉, 부릉-!

요란한 엔진소리와 함께 한 대의 오토바이가 멈춰섰다. 헬멧도 안 쓴 노란색으로 염색한 잘생긴 남자가 교문쪽을 휙휙 둘러보더니 뭔가를 찾은 듯 외쳤다.

"미선아!"

그러자 서미선과 서미연이 힐끔 돌아보았고 서미선이 환한 얼굴로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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