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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명이 일어서자 당황하며 아르센이 일어섰다. 아르센도 에델체 연구소와 운용성을 거치면서 자립심이 강한 성격이었지만 지난 반년동안 서기명과 지내오면서 서기명에게 친형제 이상의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서기명이 떠난다고 하니 섭섭함은 물론 보호해주던 안전한 보호막이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아르센은 다급히 자신의 방에 들어갔다가 옷을 걸치고 나왔다.

"그럼 형이 가려는 집까지 보고 오겠어요. 그리고 이 돈…우리보다 형이 더 필요할 거예요. 가져가세요."

"아니, 난 됐어."

서기명이 말했으나 아르센은 막무가내로 서기명에게 돈을 건네주었고 둘이 잠시 실랑이 하는 사이 마렌도 옷을 걸치고 나왔다. 아르센이 그녀를 부르며 안된다고 말하기도 전에 마렌이 눈에 쌍심지를 키며 말했다.

"전 갈거니까 반대하지 말아요. 아저씨가 어디에서 사는지 제가 알아야 하니까 말예요."

아르센이 한마디도 못하자 서기명은 수개월전만해도 아르센이 목소리만 높아져도 눈물을 글썽거리는 마렌이 마치 먼 옛날이야기처럼 느껴질 지경이었다.

결국 둘을 다 데리고 이현수의 차를 탔고 이현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사정을 그에게 얘기하자 이현수는 고개를 끄떡이며 힐끔 빽밀러로 마렌과 눈을 마주쳤다.

마렌은 힐끔 이현수를 보더니 콧웃음치며 고개를 돌려 버렸다. 마렌은 이현수 때문에 서기명이 나가는 거라고 생각했고 이현수가 곱게 보일 리 없었다. 그러나 이현수는 금빛 단발에 새하얀 얼굴로 뽀루퉁하게 고개를 돌리는 마렌이 무척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전에 그 외국인 아가씨로군. 전에는 몰랐는데 며칠사이 정말 예뻐졌군.'

이현수가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차는 수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양기정은 아르센과 마렌을 보며 깜짝 놀랐지만 서기명의 손님이라는 말에 곧 환영을 했다.

"전에도 말했다시피 난 북명신문이라는 문파의 제자야. 이 분은 내 먼 사숙뻘이신 분이시지."

서기명의 말에 아르센은 고개를 끄떡이며 양기정에게 인사를 했다. 마렌도 같이 인사를 했고 힐끔힐끔 주변을 둘러보면서 서기명의 옷자락을 잡았다.

"그럼 여기서 뭐해요?"

"그건 너도 몰라도 돼."

서기명은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쓱쓱 쓰다듬었다. 마렌은 서기명의 손을 잡고 자신의 얼굴에 가져다 데며 말했다.

"매일 놀려 올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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