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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에? 너 크면 여자 여럿 울리겠구나."

서기명의 말에 예봉은 약간 기분 나쁜 듯한 표정이 스쳐지나갔지만 크게 내색하지 않았다.

"안그래도 다른 사형들이 그런 말을 하십니다. 하지만 전 여자에는 관심이 없어요."

예봉의 말에 서기명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거야 네가 아직 어리니까 그런 말을 하는 거지. 조금만 커봐라 열 여자 싫어하겠나."

예봉을 힐끔 서기명을 보며 말했다.

"그럼 그 외국인 누나도 사형의 열 여자 중 한명입니까?"

예리한 예봉의 말에 서기명은 잠시 할 말을 잃고 피식 웃었다.

"물론 개중엔 열 여자보다 한 여자를 좋아하는 경우도 있지."

서기명은 풀어놓은 짐들 중 괴상한 토끼(?)모양의 비단손수건을 힐끔 보며 조경화를 생각해냈다.

* * *

그날 밤, 짐을 대충 정리한 서기명은 지하로 향했다.

지하에는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고 양기정이 검은 빛 한복을 입고 서 있었다. 단정하게 수련복을 입은 양기정은 서기명이 들어오자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그에 서기명도 공손하게 인사하면서 다가왔다.

"피곤하실텐데 괜찮으십니까?"

"이곳에 머무를 시간도 많지 않고 그 사이 많은 것을 전수해 주고 싶어서요."

"말씀 낮추십시오."

"편한대로 하겠습니다. 그럼 앉아 보세요."

서기명은 양기정의 말을 일축시켜버리고는 자리에 앉았고 양기정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그의 앞에 앉았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전 무공을 전수함에 있어 예절이나 범절은 따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제가 전수해 드릴 때 예의는 차리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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