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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이 부딪히는 짧으면서도 연속적인 마찰음이 계속해서 울린다.
거구의 흑기사의 몸놀림은 듀얼골렘의 움직임을 따라잡은 지 오래.
5분후.

탕앙.

다시 한 번 금속 부러지는 소리가 울렸다.
이번엔 다리 정강이의 검날이 날아올랐다.
광폭검의 이빨도 자르는 충격으로 뭉텅 빠졌다.
검 날이 뭉개짐은 오러를 입히고 안 입히고의 차이.
다시 한번 오싹하는 소름이 헤드러의 등을 스치고 지나간다.
‘요행이 아니다.
내 이빨을 노리고 있다.’ 겉보기에는 헤드러 백작이 이기는 것처럼 보였
지만 실상은 정 반대.
백작이 흑기사의 외장갑에 무수한 타격을 입혔지만 말 그대로 거죽만 스친
정도.
무수한 상흔에도 불구하고 흑기사의 거체는 더욱 부드럽고 빠르게 움직였
다.
투앙.
이번에 왼팔의 검날이 튀어 올랐다.
이제는 작정하고 듀얼골렘의 신체부위에 붙은 기형검을 잘라버린다.
승기는 완전히 카심에게로.
카심도 드디어 이 결투를 통해 엘리트 오너의 벽을 넘어선다.
상대의 난감해하는 반응이 손끝에 그대로 전달됨을 통해 자랑스러운 경지
로의 진입을 확신.
카심은 드디어 작정을 했는지 검에 붉은 오러가 한껏 풀 입혀져 먼저 공격
에 나서기로 한다.
헤드러 백작은 연환격을 중지하고 정통파 검술을 구사하며 맞서기 시작했
다.
헤드러 백작이 괜히 하이엘리트가 아니었다.
기사단장다운 장중한 검술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백작은 현재 안타까운 상태.
연환격으로 상대를 혼란시키고 정통검술로 숨통을 끊어 놓는 전법이 카심
에게는 원천적으로 먹히지 않았다.
이제는 당당한 몸에 베인 검술을 이용한 검호간의 대결.
화려한 연환격이 없이도 백작은 대등하게 카심과 대적한다.
20분후, 무수한 참 격을 300합이나 교환한다.
둘 다 손목이 후들거린다.
요지기가 치밀어 오르는 두 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