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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파괴되었을 단전에서 내력이 느껴진다니 그것도 마치 얼마전의 운기조식 할
때처럼 말이다.

얼마쯤 지났을까. 을추가 내력을 거두자 잠시 서기명의 몸을 운행하던 내력은 이내
흩어져버렸다. 서기명이 천천히 눈을 떴다.

“단전에서 느낌이 있었습니다.”

“…뭐? 넌 아직 그럴 때가 아닐텐데?”

서기명지담 8권 - 29

"…뭐? 넌 아직 그럴 때가 아닐텐데?"

을추가 의아한 듯 되물었고 서기명은 고개를 내저으며 확실한 어투로 말했다.

"확실히 느껴졌습니다. 다만, 내력이 끊기자 이내 사라졌고 아직 잔상은 느끼고
있습니다."

을추가 잠시 아무 말을 하지 않다가 말했다.

"의손이가 말한대로 괴이한 체질이구나. 보통 하룻만에 느낄 수 있는 건 아닌데
말이다. 좋다! 내가 이제 다시 단전에 기운을 넣어주면 네가 운기조식을 해서 단전의
모양을 잊지 말고 그려 놓거라. 알았느냐?"

"허나 그렇게 한다고 해서 다시 단전에 내공이 모아지는 건…."

"알고 있다 넌 내가 시키는대로 하면된다. 알았느냐?"

서기명이 고개를 끄떡이며 대답했고 을추는 그의 용천혈에 다시 내력을 주입하기
시작했다.

서기명은 을추의 내력을 바탕으로 단전을 느꼈다. 비록 운기조식이 끝난다면
사라져버리겠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서기명이 누운 상태로 운기조식을 하는 모양을
본 을추는 천천히 그의 발바닥에서 손바닥을 떼었다.

'단전은 파괴되었어도 그 잔상은 남는다는 건가? 저렇게 확실하게? 뭔지 몰라도
평범한 놈은 아니군.'

을추는 내심 서기명을 보며 감탄했고 이내 서기명을 놔두고 동굴을 나왔다.

'회복시키려면 어쩔 수 없이 그것을 가져와야겠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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